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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5
집의 거실. 한솔이와 예림이는 거실바닥에서 신문을 보고 있다. 뒤쪽의 주방에서는 엄마가 음식을 만들고 있다. 한솔이 (바닥에 누워 신문을 보며 한자 한자씩 글을 읽는다) 휘.발.유.가.격. 사.상. 최.고.고.유.가. 시.대. 돌.입. 예림이 (한솔이의 옆에 누워서 같이 신문을 보며) 잘 읽었어. 한솔아. 한솔이 (예림이를 보며) 고.유.가.시.대.가 뭐야. 누나? 예림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그건 기름값이 비싸졌다는 소리야. 한솔이 (예림이를 따라서 생각하는 표정으로) 기름값? 그럼 엄마가 튀김을 못하는거야? 예림이 아니. 그 기름 말구. 자동차에 들어가는 기름말야. 휘발유. 그래서 요즘 아빠도 자동차를 놔두고 버스로 출근하시잖아. 한솔이 그런데 한솔이는 차 타는거 좋은데. 엄마 (주방에서 음식을 하며) 엄마도 차타는게 좋지만 지금은 아껴야 해. 안그럼 한솔이가 좋아하는 요구르트도 못사는데? 한솔이 한솔이는 요구르트 좋아. 차 안타도 돼. 예림이 (한솔이의 볼을 잡고 흔들며) 우리 꿀꿀이 동생. 요구르트가 그렇게 좋아? 한솔이 (엄마를 보며) 엄마. 한솔이는 요구르트 먹고 싶어. 요구르트 주세요. 엄마 (냉장고를 보며) 요구르트도 떨어졌네. 내일 장 봐야겠네. 아파트 앞 주차장. 엄마 (한손으로는 짐이 가득한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끌고, 한손으로는 잠들어 있는 한솔이를 안고서 힘겹게 걸어오고 있다.) 예림아 조심해서 가. 예림이 (엄마 쪽으로 돌아와서) 엄마. 힘들어? 내가 좀 들어줄까? 엄마 (힘들어서 땀을 흘리면서도 아닌척 하며) 아…아니 괜찮아. 예림아. 어…엄마가 빨리 못가니까 천천히 가. (주차장쪽을 보며 혼잣말로) 이럴때 차를 가지고 가면 좋았을건데. (고개를 흔들며) 아냐. 아냐. 지금 휘발류값이 얼마나 비싼데. (다시 고개를 돌려 주차장쪽의 자동차를 보며) 그래도 있는건데 탈수 있으면…. (고유가때문에 차를 주차장에 세워놓고 마트에 다녀오면서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보며 아쉬워 하는 독백) (엄마가 자동차 와이퍼에 꼽혀 있는 전단지를 발견한다.) 엄마 (전단지를 보며 약간 놀란다) (“최고급 휘발류 반값에!”라고 적혀 있는 전단지 Close Up) 엄마가 운전을 하고 뒷좌석에는 예림이와 한솔이가 안전벨트를 매고 앉아 있다. 엄마 (불안해 하며 운전을 하고 있다) 이 근처인거 같은데? 길가에 서 있는 승합차에서 불법업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엄마 (불법업자의 옆에 주차를 하며) 저기… 여기가 휘발유를 싸게 판다는 곳인가요? 불법업자 아. 예. 잘 찾아오셨습니다. 가득 넣어 드리면 되죠? (자신의 승합차에서 기름통을 들고 와서 차의 주유구에 부어 넣는다.) 엄마 (불안해 하며) 저기 그런데 이거 안전한건가요? 불법업자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아. 안전하죠. 잘 몰라서들 그러는데 이게 시중에 파는 휘발유보다 더 고급입니다. 휘발류가 비싼건 다 세금때문이예요. 이건 세금이 없어서 싼거지 품질은 최고급 휘발유보다 더 좋은 겁니다. 엄마 (생각하는 표정으로) 그런가요? 불법업자 (손바닥을 펼치며) 다 넣었습니다. (손가락5개를 펼쳐보이며)5만원만 주시면 됩니다. 엄마 (놀라며) 그렇게나 싸요? 자동차 내부. 엄마 (기쁜 얼굴로 운전을 하며) 이게 얼마나 싼거야? 거의 반값이잖아. 이정도면 얼마든지 자동차를 가지고 다닐수 있겠어. 예림이 (손으로 코를 막으며) 엄마. 이상한 냄새가 나. 토할 것 같아. 보람이 (예림이처럼 코를 막고) 냄새. 이상해. 엄마 (냄새를 맡으며) 음. 조금 이상한 것 같기는 하지만…. 금방 좋아질거야. 조금만 참으렴. (가속페달을 밟으며 혼잣말로) 어? 차가 잘나가는 것 같은데? 정말 일반 휘발유보다 좋은 재료를 써서 그런가? (엄마 즐거운 표정으로 운전을 해간다.) 며칠후 아파트 앞 주차장. 예림이 (한솔이의 손을 잡고 차로 달려온다) 엄마. 어서. 지금 학예회 늦을수도 있단 말야. 엄마 (조수석에 학예회 준비물이 든 종이봉투를 넣으면서) 예림아. 걱정마. 자동차로 가면 시간은 충분하니까.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건다. 자동차가 울컥거리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어 이상하네? 왜 이러지? (다시 시동을 걸려고 하자 뭔가 쇠가 갈리는듯한 소리가 난다. 엄마는 놀라서 차밖으로 달려 나온다.) 이게 왜이러지? (놀라서 차의 보닛을 열어본다. 보닛을 열어본 이후 놀라는 엄마의 얼굴 Close Up) (차의 엔진 내부로 여기저기에 기름이 튀어있다.) 몇 시간 뒤 아파트앞 주차장. 보험회사의 긴급정비팀이 자동차를 보고 있다. 엄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비기사 (엔진을 보며) 음. 유사휘발유를 넣으셨군요. 엄마 (깜짝 놀라며) 예? 정비기사 유사휘발유 때문에 엔진의 헤드부분이 녹아버렸습니다. 엄마 (놀라며) 아니 같은 기름인데 왜 엔진이 부서져요? 정비기사 유사휘발유는 주로 솔벤트와 톨루엔, 메탄올을 섞어서 만듭니다. 이중 톨루엔은 발열량이 높아서 차가 힘이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게 엔진에 무리를 주게 되어 오히려 차가 고장나는 원인이 되기도 하죠. 지금처럼 말입니다. (부서진 자동차의 엔진내부를 보여주며 설명) 유사휘발유는 정유사에서 만든것이 아니고 일반 불법판매자가 만들기때문에 오염물질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정확한 성분비율을 맞춘게 아니라 문제점도 많죠. 그 때문에 연료가 정상적으로 연소가 되지 않아 출력이 저하되고 피스톤이나 밸브를 손상시킵니다. 또한 불완전 연소로 인한 일산화탄소, 탄화수소등의 배출가스가 대기를 오염시켜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자동차를 보며) 그래도 주행중에 이런 엔진이 망가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그랬으면 큰 사고가 날뻔 했습니다. 엄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럼 우리 차는 어떻게 되나요? 정비기사 정비소로 견인을 한 다음 수리를 해야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네요. 엄마 (슬픈 표정을 하며) 어쩔 수 없죠. 수리를 할수 밖에요. 보람이 (엄마를 보며) 엄마. 누나 학예회는? 엄마 (깜짝 놀라며) 어머. 예림이 학예회! 이걸 어째! 예림이 (의젓한 표정으로) 괜찮아. 엄마. 정비기사 아저씨 말씀대로 운전을 하다가 고장이 났으면 학예회가 아니라 영원히 학교도 못나갈뻔 했잖아요. 엄마 (예림이와 보람이를 껴안으며) 엄마가 실수했다. 너희들을 위해서라도 안전하고 깨끗한 휘발유를 사용했어야 하는데 말야. 예림이 (엄마를 안으며) 엄만 잘하실거라고 믿어요. (예림이 얼굴 원으로 클로즈업 되면서)우리 친구들 자동차에는 반드시 정품연료를 써야 자동차가 아프지 않고 잘달린다는거 잊지말아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