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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8
#.1 겨울. 큰 호수가의 습지대 주변 논에 만들어진 임시 주차장. 노을이 : (삼촌 차에서 내리면서) 삼촌! 여기에 오면 진짜 두루미를 볼 수 있는 거예요? 삼촌 : (카메라를 챙기고 내리면서) 작년에는 있었는데 올해는 모르겠네 노을이 : (기대하는 표정으로) 두루미를 꼭 봤으면 좋겠다. 여울이 : (차문을 열고 뛰어내리다 주변에 있는 물웅덩이를 밟아버린다.) 으악! 물이 있어! 삼촌 : (여울이를 보며) 여울아. 여기는 습지니까 당연히 물이 있지. 여울이 : (자기 신발을 만지며) 에이. 이런 건 다 메워버리고 축구장을 만들면 좋을텐데. 노을이 : (여울이에게) 그러지마. 습지가 얼마나 중요한데. 여울이 : (화를 내며) 이런 물웅덩이를 누가 좋아한다구 그래. 삼촌 : (노을이, 여울이와 함께 호수쪽으로 이동하며) 꼭 그렇지는 않아. 호주의 브리즈번 시민들은 올림픽 경기장이 만들어질 분달습지를 지키기 위해서 1992년 올림픽 유치를 포기했단다. 그리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 쓰레기매립지에 경기장을 만들기도 했지. 여울이 : (놀라며) 뭐요? 이런 물웅덩이 있는 땅을 지킨다고 올림픽을 포기해요? 노을이 : (여울이에게) 이런 물웅덩이가 아니라니까! 습지는 우리에게 엄청나게 중요해! #.2 호수가 주변의 습지 입구. 여울이 : (주변의 습지대를 보면서) 이렇게 물이 고여있으면 불편하잖아. 그러니까 쓸모 없는거지. 노을이 : 아니. 그 반대야.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습지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해. 습지는 스펀지처럼 물을 흡수해 천천히 흘려 보내고, 또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어. 비가 많이 오면 물을 저장하고, 적게 오면 천천히 흘려 보내줘서 홍수와 가뭄을 막아줘. 그것 말고도 오염물질들을 정화해주는 기능도 있어. 거기다 습지는 수많은 식물과 생물들이 살아가는 중요한 장소란 말야. 알겠어? 여을이 : (노을이 말은 듣지도 않고 옆쪽 갈대숲에서 뭔가를 만지고 있다.) 노을이 : 여을아! 누나가 설명하는데 뭐 하고 있어! 여울이 : (새끼수달을 들면서) 누나! 근데 습지에 강아지도 살아? 삼촌 : (여울이가 든 새끼수달을 보면서) 강아지? 여울이 : 응. 저쪽 습지에서 아까부터 우리를 따라 왔어. 불쌍하게 물에 빠져 있어서 내가 건져줬는데 잘했지. 삼촌 : 근데 이건 강아지가 아니라 수달인데? 여울이 : (놀라며) 수달요? 노을이 : (놀라며) 수달이라면 천년기념물요?? 삼촌 : (여울이가 안고 있는 새끼수달을 보며) 응 새끼수달이네. 어디서 어미를 잊어버렸나 봐. 노을이 : 삼촌. 그럼 우리가 엄마를 찾아줘요. 여울이 : (안고 있는 새끼수달을 보며) 찾아줘요. 삼촌. #,3 쓰레기가 가득한 습지 안쪽 삼촌 : (비누거품이 가득한 습지대의 더러운 물을 보면서) 수달은 깨끗한 물에서 사는 짐승인데 여긴 물이 너무 더럽네. 노을이 : (나뭇가지로 물속에 있는 더러운 과자봉지를 들어 올리면서) 우욱! 이런데선 절대로 헤엄을 못 칠거야. 삼촌 : (여기 저기에 떠올라 있는 작은 물고기들을 가리키면서) 수달의 먹이가 되는 물고기들도 다 죽어버렸어. 여울이 : (인상을 찡그리며) 여기선 수달이 살수 없을 것 같아. 삼촌 : (고개를 끄덕이며) 원래대로 습지가 깨끗했다면 수달들이 잘 살수 있었을건데. 여울이 : (노을이를 보며) 누나. 거짓말쟁이. 습지는 오염물질을 정화해 준다며! 노을이 : 사람들이 너무 많이 쓰레기를 버리니까 습지가 망가져버린거지. 여울이 : (우울한 얼굴로) 습지가 이렇게 쓰레기장이 되어버려서 엄마수달이 아기를 버리고 떠나버린건가? 엄마수달: (옆쪽의 갈대밭에서 껑충껑충 뛰면서) 삐익삐익삐익 노을이 : (엄마수달을 발견하고) 어! 저기에 엄마 수달이 있어! 여울이 : (안고 있던 아기 수달을 놓아준다) 어서 엄마한테 가봐. 새끼수달: (엄마수달에게 달려간다) 삑삑삑 엄마수달: (달려오는 새끼수달을 안는 것처럼 양손으로 덥썩 잡는다.) (새끼수달과 함께 습지와 이어진 넓은 강쪽으로 헤엄쳐 간다.) 삼촌 : (떠나는 수달들을 보며) 여기 습지가 너무 더러워져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가나봐. 노을이 : 그래도 엄마를 찾았으니 다행이다. 그치. #. 4삼촌의 차 안. 여울이 : 수달가족이 거기 습지에 살았으면 자주 가서 봤을건데. 노을이 : 넌 습지 같은 거 필요 없다면서. 여울이 : 아니 뭐….. 난! 습지에 귀여운 수달이 살고 있을 줄 알았나 뭐 삼촌 : (운전을 하며) 습지에는 수달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단다. 도롱뇽, 개구리, 고추잠자리, 송사리 물장군, 물방개들도 있고 수많은 생물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곳이란다. 노을이 : (우울한 얼굴로) 그런데 그렇게 쓰레기가 가득하고 오염이 되었으니까 수달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거겠죠? 여울이 : (우울한 표정으로) 맞어. 도롱뇽 같은 다른 것들도 없을거야. 삼촌 : 습지를 지키기 위해선 우리의 조그만 노력들이 필요하단다. (세면대의 물을 틀어 놓고 옆의 욕조에서 머리에서 샴푸 거품이 흘러 내리는 상태로 머리를 감고 있는 여울이를 배경으로) 물을 아껴 쓰고 비누와 세제를 적게 써서 습지가 있는 강으로 흘러가는 물을 깨끗하게 하는거야. (습지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노을이를 배경으로) 그리고 습지 주변을 깨끗하게 가꾸어야 해 (습지의 갈대를 꺾는 여울이와 그 모습을 찍기 위해서 물새 둥지를 발로 밟고 있는 삼촌의 모습을 배경으로) 습지의 동식물을 함부로 대하거나 괴롭히지도 않아야 한단다. (유기농 세제를 들고 있는 노을이를 배경으로) 그리고 친환경적인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는게 좋겠지. 여울이 :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런 작은 실천으로도 지킬 수 있어요? 삼촌 : (웃으며) 우리의 환경을 지키는 건 이런 사소한 일들에서 시작하는거란다. 우리가 이런 것들을 하나씩 지켜가면 언젠가 습지가 다시 깨끗해지고 수달가족들도 돌아오게 될거야. 노을이 : (여울이와 함께) 예. 여울이 : (노을이와 함께) 예. 노을이 : (원모양으로 얼굴 클로즈업되면서) 우리 친구들도 지를 보호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함께 하기로 약속해요 그럼 안녕